눈이 내리면 그대가 보고 싶습니다.

2015. 12. 20. 07:37♣ 좋은 글/시,수필

 

 

눈이 내리면 그대가 보고 싶습니다

 

                          - 바람 -

 

 

 

눈이 내립니다.

금방 녹아없어질텐데도

어쩌면 이리도 한없이 내리는지
그렇게 내리는 눈을 바라보다
문득 가슴시리게 파고드는 서글품

고개를 들어 회색빛 하늘을 바라보니

그대가 보입니다.

 

연거푸 내뿜는 하얀 입김은

한숨이 되어 눈속으로 사라지고

얼굴에 떨어져 녹은 눈물(雪水)과

눈(眼)에서 흘러나온 눈물(眼水)이 범벅이 되어

하얗고 까맣게 눈(眼)을 가립니다.

 

가야할 길의 발걸음은 떨어지지 않아

제자리만를 빙빙(氷氷) !

돌릴수 없는 길을

왜 그렇게 돌아보고 또 돌아보게 되는지..

이미 눈(雪)과 눈(眼)은 미움과 원망의 

눈물(眼水)이 되어 가슴을 적셔오는데도 말입니다.


지움과 비움으로 내려놓았던
지난 인고(忍苦)의 시간마저 한순간에 무너지고
수백번을 추스리고 다짐하며 밀어봐도
다시 고개드는 그리움

끊고 싶어도 끊어지지 않는

참 질긴 끈에 묶여 있나 봅니다.
    

그런 끊어지지 않는 그 질긴 끈을 부여 잡고 흔들며

가슴치다 지치고 
그치질 않는 눈에게 하소연한들 대답은 없고

거친 눈바람에
손끝시리고 발끝시리다 못해
가슴시리는데도

 

눈이 내리면 그대가 보고 싶습니다.


 

 

 

 

덕유산

 

 

 

 

 

대둔산


'♣ 좋은 글 > 시,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도연명의 시  (0) 2016.01.04
[스크랩] 한시  (0) 2015.12.28
첫눈 그리고 겨울  (0) 2015.11.27
가을, 이제는 너를 보낸다.  (0) 2015.11.23
이 그리움을 벗어두고  (0) 2015.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