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4. 29. 21:12ㆍ♣ 아름다운 산행/지리산둘레길
지리산둘레길1구간(주천-운봉)
황금연휴가 시작되는 4월의 마지막 주말입니다.
날씨도 좋고하여 바람이나 쐬러 갈까 가족들 모두 동반하고 찾아온 지리산둘레길 주천-운봉간입니다.
지리산둘레길은 3년 6개월만에 다시 찾아왔습니다.
지리산 둘레길 모든 코스를 완주한 때가 2013년 4월초이었고 2013년 10월에 이곳 1구간을 다시온 후 벌써 3년 6개월이나 지났습니다.
보이지 않던 집도 생기고 길도 나름대로 많이 바뀌고 변화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지리산둘레길 19구간중 1구간 주천-운봉구간은 약 10여번을 찾아온 것 같습니다.
눈감고도 찾아갈 수 있는데..
눈뜨고는 얼마나 쉽게 길을 찾아갈 수 있을까요
등산을 힘들어 하는 딸내미 때문에 초보자에게는 어려운 주천에서 운봉으로의 방향보다는 운봉에서 주천으로 방향을 잡아서 갑니다.
4월말의 날씨라지만 오늘은 초여름의 날씨와 넓은 벌판을 걸을 때면 땅에서 올라오는 지열에 약간은 어지러움이 생깁니다.
그래도 저 지리산능선을 타고 넘어오는 바람은 선선하고 좋습니다.
둘레길은 처음이라는 저 군산에서 오신 부부는 연신 가족과 함께 온 제 자녀들에게 대견하다는 말씀을 하십니다.
사진상에는 잘 나타나 있지 않지만 멀리 지리산 바래봉과 정령치로 이어지는 지리산 서북능선의 파노라마 처럼 펼쳐지는 길을 걷습니다.
바래봉의 철쭉은 아직입니다만은 운봉의 용산마을의 목장지에는 멀리서 보더라도 연붉은 철쭉이 피어오르고 있고 축제를 하고 있는지 준비중
인지는 모르겠지만 애드벌룬과 하얀천막이 쳐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5/3부터 남원 춘향제가 열린다고 하는데 이곳과 연계해서 와보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다만 차량이 밀리는 것은 각오해야겠죠
이 로고 정말 오래간만에 봅니다.
지리산둘레길을 약 4년전에 모두 한바퀴 돌았는데 감회가 새롭습니다.
기온이 38℃가 넘고 시멘트바닥의 열기가 현기증을 일으켰던 2012년 7월 28일 더워도 너무 더운 삼화실-대축구간을 걸을 때가 가장 기억이
납니다.
삼화실 이정마을과 서당마을의 경계인 버디재를 넘어 마당한편에 물레방아를 만들어 놓은 어느 쉼터의 어르신께서 잠시 쉬어가라고 자리도
내주시고 선풍기도 틀어주시고 오늘 같은 날이면 물이 많이 필요할 것 같다며 냉동실에 얼린 1.8ℓ 페트병 물을 4개나 베낭에 넣어 주시던
후한 인심을 어찌 잊겠으며 걸어야 할 거리도 길고 산을 4개나 넘어야 했던 더위에 지친 그 구간을 어찌 잊을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신촌재 언덕길을 힘겹게 올라서서 그 따가운 길을 잠시 벗어나 나무그늘에서 먹던 소박한 점심은 일생에 먹어본 음식중에 가장 맛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 추억이 많은 지리산둘레길을 다돌고 가끔 심심할때마다 한코스씩 잡아 오던 이 지리산둘레길을 시간이 한참이나 지난 지금에서야 다시
찾았습니다.
일생을 살아감에 힘들고 어려울때면 이렇게 지리산을 찾아 땀을 쪽 빼고 나면 못할 일이 없겠구나 자신감을 얻어가곤 했는데....
왜 이렇게 오래간만에 찾아왔는지 모르겠습니다.
고난도 이겨내야 하는 것이고 행복함도 나눠야 배가 되는 것이고 그런 일들을...
지리산둘레길에서는 그런 일상의 여러가지들을 생각해보고 잘한 일은 더 잘해야지 자신감도 같고 잘못한 일은 반성도 하고 그런 자아성찰의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제 딸내미는 그 것을 알수 있을까요?
예전에 없던 집도 생겼습니다.
사실 지리산둘레길은 변화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예전 그대로의 모습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리산둘레길이 막 생긴 초기에는 행정마을 어느집에서는 창고에 창문을 내고 탐방객들에게 커피나 음료등을 파는 곳도 있었는데 없어졌고
동복오씨 공동 묘역의 심수정에는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가게와 간단한 식사와 막걸리등을 팔던 곳이 있었는데 지금은 무인으로 바뀌어 있었습
니다.
할머님이 운영하시면서 파전에 동동주가 쉬어가는 주막처럼 정겨웠었는데....
어느날 할머님이 보이시지 않길래 여쭤보니 어머니는 운봉장에 갔다면서 오늘은 파전이 안된다고 말씀하시던 아드님도 오늘은 보이시지 않더
니만 자리를 뜰려고 할때쯤 대형 오피러스 승용차를 타고 나타나십니다.
지리산둘레길은 언제까지나 아날로그였으면 좋겠습니다.
디지털화가 되게되면 이곳을 찾을 이유가 없어질테니까요
분지인 운봉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빨리 모내기를 하는 곳입니다.
4월말에 벌써 모내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철쭉꽃이 피는 이처럼 봄에 이곳을 걸은 적이 있고요
이논에 짙은 초록빛 벼가 익어갈때도 걸은 적이 있고요
노랗게 벼가 익어 수확하던 때와 단풍이 물들었을때도 이 곳을 걸은 적이 있었는데 한겨울에는 이곳을 걸어 본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큰 정자나무 아래에서 선선한 바람에 점심식사를 하고 자리를 일어나는 데 딸내미가 걱정입니다.
벌써부터 지쳐서 힘들어 하고 포기할까 하다 그래도 따라오는 딸내미가 대견하면서도 걱정도 됩니다.
지리산둘레길 1구간 구룡치 숲길 구간입니다.
1구간중 가장 걷고 싶은 구간입니다.
솔냄새와 중간중간 흐르는 작은 계곡이 마음을 정화시키는 구간입니다.
다만 주천방향에서 운봉방향으로 정코스로 오게 되면 험난한 구룡치를 넘어와야 하므로 힘든 구간입니다.
등산에 자신이 있는 분은 주천에서 오르는 길이 문제가 없다지만 노약자는 힘든 코스이니 반대방향으로 길을 잡으면 수월합니다.
앞서 말씀드렸지만 운봉은 해발고도 500m가 넘는 분지입니다.
남원의 시내나 주천은 해발고도 150m 정도되는 아래입니다.
주천방향에서 길을 잡으려면 그만큼 고도를 높여 올라와야 합니다.
힘들어 나는 딸내미를 이끌고 갑니다.
체력이 못받쳐 줍니다.
눈물도 흘리고...
다시는 따라오지 않는다 하고....
15km 산길과 들길을 걸어보기는 아마도 딸내미에게는 처음일터...
제 엄마 손을 꼭 잡고 가다가 저에게 바톤을 넘기기도 하고..
제가 조금만 더 젊었더라면 업고라고 갔을 텐데...
힘내라 애들아 ~
숲길에 저 각시붓꽃이 힘이 되어주길 바랍니다.
딸내미에게는 오늘이 평생 잊기 어려운 날이되겠네요.
그리고 다시는 안따라올터...
하지만 이 아빠는 앞으로도 시간이 될 때마다 또 찾아오고 또 찾아올란다 !
남을 대하기는 춘풍처럼 관대하게 하고,
반면에 자기에게 대해서는 서리발같이 엄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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