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둘레길7코스(어천-운리)의 지리함

2012. 5. 27. 22:23♣ 아름다운 산행/지리산둘레길

 

블로그에 올린 타 블로거의 이야기에 의하면

이곳 된비알을 올라오면 약 4시간이나 더 걸리는 지리지리한 임도길 보다는

청계저수지편으로 난 계곡코스가 있다고 하는데

어디로 가야 하는지 찾을 수가 없습니다.

조그만 플랑카드가 붙어 있다고 하는데 보이지 않습니다.

 

 

 

이런 플랑카드 입니다.

[ 자료 사진 ]

 

 

 

 

 

 

 

 

 

 

할수 없이 청계쪽으로 이어진 임도로 진입합니다.

가다보면 나올거라고 믿습니다.

 

 

 

 

 

 

 

 

 

다음 이정표를 만났는데도 도대체 어디에 붙여 놓은 건지

보이지 않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편안함을 찾고 있습니다.

 

 

 

 

 

계곡을 찾아가다 점심식사도 거르고

정자도 잠시쉬어갈뿐..

 

 

 

 

 

 

 

 

가도 가도 끝이 없는 길입니다.

 

 

협곡 저아래편으로 청계저수지가 보입니다.

희미하게 나마 우리가 예약하여 놓은 '흙속에 바람속에'라는 민박집도 보입니다.

 

 

시멘트포장길과 거친 자갈로 이루어진

청계임도가 계속이어지고 한없이 내리막길과 평탄길 그리고 간혹 약간의

오르막길이 계속되는 지리한 길입니다.

 

 

 

 

 

 

 

 

 

알수 없는 이상한 화살표만

한쪽은 왜 험한 산을 가르키는지..?

나중에 안사실은 공사를 위한 일종의 표식이었습니다.

 

 

 

 

 

 

 

 

 

저길을 바라보니 지난번 8코스의 길을 잘못들었던 기억이 다시

시작되는 것이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커다란 대협곡사이의 산허리에 난 임도를 수없이 돌고 돌고

 

 

또 똘고 돌고

 

 

 

뱃속에서는 배고파서 돌고, 머리에서는 더워서 돌고, 큰형님은 머리가 아프시다고 돌고

그렇게 빙빙 돌아가는 임도가 계속됩니다.

 

 

숲속에서 시멘트포장임도로 새끼 살모사 한마리가

떨어져 살기위해 계속 오릅니다.

 

 

정말 힘들게 왔습니다.

이제 1.4km 남았는데 배고픔이 하늘을 찌르니,  남은 1.4km는 내일 다시와서 시작하고

민박집 흙속에 바람속으로 방향을 돌려 갑니다.

민박집에서 운리종착점까지 2.4km 정도 떨어져 있긴 하나

이곳에서 민박집까지는 또 2km넘게 가야 하니 그냥 민박집으로 우선 이동합니다.

 

 

저 능선위에 마이산 처럼 양귀처럼 나온 구름이 있었는데

사진으로는 역광이라서 그런지 보이지 않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푸른창공'님의 산청사나래 펜션이

이곳 청계저수지에 위치해 있다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다른 민박집으로 예약이 되어 있어서.. 푸른창공님의 펜션은

다음에 가기로 하고.. 서둘러 민박집으로 향합니다.

 

 

너무 나도 아름다운 흙집 흙속에 바람속에 민박집

 

 

겉에서 보면 알수 있듯이 내부 또한 작지만

예술적이면서도 조용하고 아늑한 느낌을 주는 황토집입니다.

차와 식사 그리고 방이 몇개 안되는 소박한 집입니다.

 

 

 

 

 

집밖 마당을 예쁜 정원으로 꾸며 놓았습니다.

 

 

 

 

 

더위에 지친 나머지 주문한 오미자 냉차를 벌컥 벌컥 마시니

언제 그랬다는 듯이 더위가 물러섭니다.

 

 

 

 

 

저산을 돌고 돌아 온것입니다.

 

 

 

 

 

 

 

 

 

 

 

 

 

 

 

 

 

 

 

 

 

우리방은 사장님 내외가 비워주신 안방을 차지하고..

두내외는 어디가서 주무시는지?

 

 

민박집의 강아지가 제 다리밑에서

꼬리치며 슬리퍼를 신고 있는 제 다리를 핥습니다.

 

잠시후

미리 준비를 부탁한 삼겹살과 안주삼아 오늘 여정의 마무리를 합니다.

민박집의 특성일까요?

민박집 주인네도 함께 자리에 합석하게 되고 처음보는 분들과 자연스럽게 함께 하게 됩니다.

 

서울에서 오셨다는 여성 두분은 오늘 6코스와 7코스를 오셨다고 하며

내일은 8코스와 9코스를 한다고 합니다.

한번에 내려오면 2코스씩 진행한다고 하여 매우 놀랐습니다.

대구에서 오셨다는 60대 두내외분은 큰형님 아들 도성이를 보면서

요즈음 저만한 나이에 아버지와 같이 다니지 않는데 아버지나 아들 모두 대단하다고

하시면서 본인 아드님이 익산 원광대에 다닐뻔 했다는 이야기를

하시고 그렇게 전라도의 맛자랑, 둘레길을 걸어온 일들로 한바탕 이야기 꽃이 이어지고

점심을 위해 베낭속에서 꺼내지도 못한 몇몇의 안주가 나오고 연신 들이킨

술병만 늘어나는데도 힘들어 하는 점은 없습니다.

 

자리가 끝난뒤 민박집 주인분, 대구에서 오신 어르신과 함께 미처 나누지 못한

이야기를 더하는데 힘들었지만 정말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민박집 마당의 평상에 누워서 하늘을 보니 북두칠성, 북극성등 수많은

별자리가 또렷하게 보여서 감탄사를  연발 하는데

민박집 주인께서는 불을 꺼야 더 잘보인다고 마당의 불을 꺼주십니다.

 

술에 취하지는 않았지만 산들거리는 밤바람과 쏟아지는 별들에게

취하는 밤입니다.